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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야기

2001년 TV문학관 <홍어>

by mylifeis 2017.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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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텔레비전에서 정다빈 배우가 나왔던 장면을 잠시 스쳐보았던 드라마

.

언제 한번 제대로 감상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인적 드문 시골 마을에서 사는 어머니와 아들 세영.

어머니는 외도하고 떠난 남편을 수년째 기다리며 부엌에 홍어를 걸어두었다.

힘들게 한복을 만들고 바느질을 하고 아들 세영을 키운다.




어머니의 바지런한 언행이나 유교적인 가치관이 투철한 것을 볼 때, 그리고 후반부 가문의 자존심(?)에 대해 말한 것을 보아 어느 정도 그 시대 뼈대 있는 가문의 참한 규수였을 듯 싶다.

그런데 겉만 번지르르하고 책임감이나 신의에 대해서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진상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일찍이 바람피고 떠난 남편을 슬프지만,어머니가 가졌던 가치관에 어울리게 기다리고 기다린다. 


눈이 많이 오던 날, 부엌에 걸어두었던 홍어를 다 먹고 집에 들어와있는 한 여성을 발견한다. 처음엔 그에게 매질까지하며 쫓아내려하지만 그는 아파서 눈물 흘리면서도 꼼짝않는다.

결국 어머니는 인정을 베풀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그에게 '삼례'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집에 들인다.




삼례는 거짓말도 잘하고 한복장사 수완도 좋고..

캐릭터가 어머니와 극과 극이다.


세영은 삼례를 좋아하게되지만 삼례는 어린 소년 세영을 부드럽게 꾸짖고 타이르며 꼭 안아주었다.


아버지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 세영은 어머니마저 떠날까봐 두려운 마음이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어머니를 유혹하고 희롱하고 모욕하는 세상에 대한 의심과 공포, 어머니에 대한 괜한 의심판타지도..


어머니는 삼례에게 아버지를 찾기위해 모았던 돈 전부를 주며 떠나보냈다. 그리고 아들 세영에게 말했다.너때문이 아니었다면 삼례를 따라 떠나고싶었다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는 벽지를 새로 바르고 장독대를 깨끗이 닦았다.

그리고 아들 세영에게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을 전한다.


아버지가 돌아온 그 다음날 아버지와 아버지의 외도 상대가 낳아 집에 맡긴 아기가 있다. 그리고 세영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옆에 있던 어머니는 없다. 곱게 바느질한 조각보로 덮인 밥상이 부엌에 있다.


어머니는 떠났다.


오랜세월 쌓인 어머니의 한과 분노때문에 어머니는 떠날 수 밖에 없었을까 싶다.

어머니를 가둔 세상과 가치관, 삼례를 떠돌게 만든 폭력적인 사회.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났다. 이렇게 그려지는 세상, 캐릭터가 나오게 만드는 현실에 화가 났다. 예전엔 또는 지금도 힘들고 처연하게 사는 어머니,삼례가 있을 것이다.


어머니와 삼례가, 여성들이 행복하길 기원한다.(여성들의 삶의 만족도가 선진국의 척도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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