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에서 방송했던 드라마 '째즈'. 1995년 9월 6일부터 1995년 10월 26일까지 16부작으로 매주 수, 목 밤 9시 50분에 방영했다.
당시에 드라마인데도 영화 영상처럼 뽀샤샤한 화면이 예뻤고, 출연한 배우들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났다. 대학캠퍼스, 압구정동, 오렌지족, 재벌 2~3세, 계급차별, 욕망, 야심, 사랑.. 등등의 키워드가 재즈 음악(당시 떠오르는 관심을 받던)과 함께 미스터리, 추적, 추리물이 섞여져서 흥미롭게 보았다.
드라마 스토리의 흐름과 영상, 그리고 출연한 배우들의 패션, 헤어스타일, 메이크업도 신선했었다.
소재와 큰 줄거리는 낯설지 않다. 재벌 부유층 2,3세와 신분 상승을 욕망하며 계획하는 비련의 여주인공. 세월이 흐르면서 그리고 드라마마다 조금씩 각색되고 변주되지만 큰 줄기는 거의 비슷비슷하다. 드라마 '째즈'는 이 큰 줄거리에 살인사건, 그리고 이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와 남주인공의 뻔하지 않은 만남, 남주인공을 사랑하고 욕망하는 또 다른 남자(거의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었던 동성애 스토리)가 등장해서 인상적이었다.
최진실(역할: 채송화, 기자)
한재석(이하늘, 재벌2세)
정혜영(홍단비/정단비)
정성환(강한새)
변우민(오달수, 형사)
극본: 조희 작가, 연출: 오종록 감독
90년대 젊은이들의 순수한 사랑이 있는 그대로 이루어지기에는 카스트 제도와 같은 반상의 역사 문화, 일제강점기, 미군정 시대, 전쟁과 독재, 정경유착, 맹목적 자본주의 등으로 얼룩진 이전 세대의 사회는 후유증으로 뒤틀린채 진화가 덜 되어있었고(점점 더 나아지길 바라지만 지금도 과정중에 있다.) 그에 따른 구별과 차별, 모순과 여러가지 병증은 뒤이은 세대에도 알게 모르게 내재화된다.
곪아있는 상처를 그대로 놔둔 채 화려하고 트렌디한 스타일과 감각적인 문화로 겉모습을 치장해 보지만 부패한 어둠을 고발하는 진실은 어떻게든 드러난다.
드라마 '째즈' 처럼 뽀샤샤하고 화려하고 트렌디한 드라마들, 내용 또한 흥미 있었던 드라마들을 그즈음에 많이 볼 수 있었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 드라마들이 많다. 이 드라마가 방영됐던 해로부터 2년 후 1997년 11월에 외한위기(IMF)가 왔었다. 외환위기라는 단어 자체도 낯설고 황망했던 시절이었다. 어떠한 큰 위기가 오는지도 모르고, 그 위기 직전에 진짜든 가짜든 가장 반짝이고 눈부셨던 분위기가 거대하게 뻥튀기된 거품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이곳이 드라마 '째즈' 속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누구나 건강하게 사랑하고 연애할 수 있는 사회로 더욱 변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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