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이야기

영화 '만신' (2014년)/김금화 만신,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

by mylifeis 2017. 12. 19.
반응형

김금화 만신(나라만신, 중요무형문화재)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다큐멘터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한 드라마가 잘 섞여 있다.

김금화 만신은 1931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났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며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도 볼 수 있었다. 


어릴 적 넘새는 남다른 영적 재능(식스센스?!)이 있었다. 외할머니도 무속인이었다. 넘새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 그리고 다른 세계의 존재들까지.


일제강점기 위안부 소집을 피하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시집의 비인간적인 폭력과 배고픔을 견딜 수 없어 탈출한다.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이후에 한국전쟁 속에서 스파이로 억울하게 오인받총부리 앞에서 목숨의 위협도 겪는다.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의 하나인 미신타파라는 미명아래 핍박과 침해를 겪는다. 한국의 근본주의적이고 광신도적인 무지한 일부(다수) 기독교인들의 폭력과 간섭까지 겪으며 수난의 시간들을 헤쳐 나간다.


김금화 만신은 세상의 오해와 폭압 속에서도 만신으로서,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을 지키고 세상과 그리고 또 다른 세상과 소통한다. 자신이 갖고 태어난 천분을 존엄하게 생각하며 세상과 나눈다. 


지혜가 필요한 사람에겐 안내자가 되어주고, 슬픔이 가득한 사람에겐 힘과 위로를 주고, 한이 많은 영혼을 위해서 의식을 진행하고, 아픈 사람에게 희망을 주려 한다.


조금 지식이나 재능이 있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려는 어설픈 사람처럼 자신이 영적인 재능이나 정보가 있다고 혹은 어떤 위치에 있다고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어이없이 갑질하는 종교인, 역술가, 점성술사, 무속인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김금화 만신은 그들과 달리 사람과 세상에 대해 사랑과 존중, 이해가 있고 그만큼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며 지혜롭고 자연스러운 사고의 유연함과 큰 마음과 겸손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박찬경 감독, 문소리 배우, 김금화 만신, 류현경 배우, 김새론 배우)


수년 전 다큐에서 우연히 김금화 만신을 처음 봤었다. 만신인지는 모른 채로 지성적이고 인자해 보이는 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굿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고대의 여신, 제사장이나 주술사의 모습이 저랬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과의 소통, 집중되고 몰입된 의식의 순간, 춤과 연기(엔터테이너)가 마당놀이나 연극무대가 연상되기도 했다.


영화 엔딩크레딧이 오르기 전에 나왔던 글 [천경자 화백(1924.11.11~2015.8.6) : "1930년대에 굿 보러 간다고 해서 따라갔더니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