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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드니 빌뇌브 감독)

by mylifeis 2018.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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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1982)에서 룻거하우어가 기한이 다 되어 정지될 때(죽음을 맞을 때)의 장면은 정말 묘하고 강렬하고 침잠되는 느낌이 있었다. 

블레이드 러너(1982)에서는 리플리컨트가 사이보그, 안드로이드, 인체 물질과 로봇의 정교한 혼합체로 여겨졌고 로봇에 가깝게 생각했는데 이번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는 인체에 가깝고 더 나아가 인간보다 월등한 신체조건의 복제인간 또는 그냥 인간으로 여겨졌다.


[스포일러 있음]



K, 조

우수한 경찰, 블레이드 러너이다. K는 그가 리플리컨트라는 것을 아는 집 밖의 모든 인간들과 심지어 동료들에게까지도 양철형사니 껍데기니 안드로이드 어쩌고 하면서 조롱받고 모욕당하는게 일상이다. 그럼에도 순종적인 신형 리플리컨트 모델 답게(?) 멘탈 검열 테스트도 늘 흔들림없이 통과하고 블레이드 러너로서의 임무도 완벽히 수행한다.

그가 유일하게 소통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은 집안 뿐이며 그에게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은 조이뿐이다.

(구형 리플리컨트 사퍼의 집, 나무밑 유골 상자, 숫자, 작은 목마에 관한 기억)



조이

애인이자 친구가 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같다. 홀로그램으로 K의 집안에 나타나는데, 그녀가 집 밖의 세상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K가 선물한다. 조이는 빗물의 느낌을 처음 느껴보고 경이로워한다. 둘은 드라이브도 하고 어디든 같이 갈 수 있다. K는 그녀에게 진실하며 하나뿐인 연인으로 사랑으로 대한다. 조이의 K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K가 자기확신을 하고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내며 자신의 길을 가는데에 커다란 힘이 된다.

영화 속 K와 조이를 보며 어린왕자가 생각났다. 세상에는 수많은 조이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K에게 있어 단 하나의 의미있는 장미, 의미있는 유일한 존재, 단 하나의 조이는 그녀 조이뿐이다.

(배우: 아나 드 아르마스 (미아 커쉬너, 카바예바 연상되는 얼굴))


사퍼

농부로 있던 리플리컨트

"너희 신형모델들은 정부가 시키는 거지 같은 일을 하지"

"너희는 기적을 보지 못했어"

블레이드러너(1982)에 룻거하우어 연상되는 캐릭터



메리에트

조이가 자신과 동기화시켜서 메리에트의 몸을 통해 K와 관계를 갖는다. 처음엔 어떤 지시를 받고 K에게 매춘부로 접근한다. 오래전 데커드와 레이첼과 그들의 아이와 리플리컨트들은 살아남기 위해 애썼고 그들은 노예이길 거부하며 같은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그들은 군대를 만들고 자신을 노예로 만들고 죽이려는 세상을 전복할 것이다. 메리에트도 그 일원이다. 배우 이미지가 블레이드러너(1982)에서 데릴한나 느낌이다.



러브

빈틈없어 보이는 뱅헤어와 비서스타일(?)의 딱 떨어지는 패션만 블레이드러너(1982)의 레이첼 연상되고 캐릭터는 상~반대이다. 월레스가 갓 만들어진 리플리컨트를 다루는 것을 보며 불편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최고의 천사'라는 인정같아보이는 말에 자신의 모든 걸 다 거는 거 같다. 주인에게는 충견이자 주인을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사냥개, 냉혹한 킬러, 살인 머신이다. 주인에게 맹목적 순종적. 

주인에게 최고의 천사는 최고의 노예다.



월레스

영화 속 배우 자레드레토의 이미지메이킹은 안티크리스트가 연상됐다. 생김과 골격 체형 자태 움직임.. 사악하고 냉혈함을 뺀 겉모습은 크리스트의 초상화 이미지.

인간이나 존재, 생명이란 개념은 아예 삭제된 인간. 이런 인간이 바로 K가 모욕받던 말인 껍데기들, 살가죽들, 기계, 머신들이다. 해충이나 산성비, 영화속 끊임없이 내리는 오염물질가루들 같은..  없어야할 재앙 그 자체.


"레이첼의 눈동자는 초록이었어"




스텔라인 박사

선하고 상냥하면서 뭔가 개성 있는 이미지가 블레이드러너(1982) 레이첼이 연상됐다.

부모님과 어릴 적부터 떨어져 살고, 8살 때부터 무균실에서 상상하며 지낸다. 무균실은 스텔라인의 상상에 따라 풀벌레가 있는 숲이 되기도 하고 좋아하는 생일파티가 되기도 하며 별이 빛나거나 눈이 내리기도 한다. 월레스의 의뢰를 받아서 가혹한 삶을 살게 되는 리플리컨트들을 위해 위안이 되는 기억을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K가 목마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보여줄 때 스텔라인의 눈물을 보며 공감능력이 좋은가 하면서도 의문이 있었다. 그 기억은 스텔라인의 것이고 스텔라인이 먼 훗날 리플리컨트들의 노예해방을 위해 리더가 될 때 함께하는 리플리컨트들이 공유하는 그 무엇이 되는 것 같다.

사퍼가 말했던 그 기적의 증거이다. 데커드와 레이첼의 딸이다. 리플리컨트가 생명을 잉태할 수 있고 새로운 생명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노예가 아님을 더욱 확신시켜주는 일인 것 같다. 



러브는 월레스의 명령에 따라 태어난 리플리컨트를 찾기 위해 추적을 계속하고 K와 데커드를 제압한 후 데커드를 오프월드로 데려가려 한다. 리플리컨트들은 자신들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데커드를 제거해야 한다고 K에게 말한다. K는 러브와 데커드를 찾아낸다. 격투 끝에 러브를 제거한다. K는 데커드를 딸인 스텔라인에게 데려다 준다. 레이첼과 스텔라인을 지키기위해  데커드는 떠나야만 했고 긴 세월을 어렵게 버텨내었다. 데커드와 스텔라인은 만나게 된다.

주인공 K는 스텔라인 연구소 앞 계단에 누워 내리는 눈을 느껴본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내가 누구인가를 내가 느끼고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내가 느끼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내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내 정체성 대로 살기 위해 무언가를 선택하고 감수해야 한다면

그럴 수 있는가 없는가는 생각할 거리조차 안 될 수도 있는 것.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자는 준비된 자, 선택받은 자, 행동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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