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 파울라는 그림 캔버스 뒤판으로 모습을 가리고 있다. 혹은 캔버스 뒷면에 숨어있다.
중산층 가정의 딸 파울라. 듣기 싫은 아버지의 말들. 24세인데 결혼을 해라, 남편허락하에 결혼해서 얼마든지 그림 그릴 수 있다, 아니면 취직을 해라, 그리고 넌 그림에 재능이 없다.
파울라는 캔버스를 아버지 앞으로 ‘탕‘하고 놓으면서 자신은 아버지가 뭐라 하든 해낼 거라고 말한다.
1900년 파울라는 독일의 예술가 마을 보릅스베데에 들어간다. 화가이자 그림을 가르치는 마켄젠은 화가는 자연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하고 정밀성과 정확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파울라는 자신의 감정을 갖고 자신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그리려 한다. 마켄젠은 권위적이고 고루하며 여성 차별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사람이다. 마켄젠은 요즘 여자들 어쩌고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마켄젠은 파울라를 몹시 싫어한다.
마켄젠은 무도회 시간에 파울라와 춤을 추려 계속 접근한다. 모더존은 파울라를 구해주듯 그에게서 데려와 춤을 춘다. 마켄젠은 파울라에게 접근해서 폭력적으로 팔을 붙잡고 ‘나대지 말라고, 너는 남자가 결혼하기 전에 잠깐 놀고 싶은 부잣집 응석받이에 불과하며 여성은 창의력이 없다, 애 낳는거 외에는‘이라고 말하며 모욕한다. 파울라는 마켄젠의 동료 마에스터인 오토 모더존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는 파울라의 그림과 파울라에게 호기심과 호감이 있었다.
보릅스베데에 온 날부터 친한 친구로 지낸 클라라는 시인 릴케와 만난다.
파울라는 클라라에게 말한다. 자신은 30살 전에 성공하고 싶다고, 자신의 인생은 짧지만 강렬한 파티와 같을 거라고, “난 오래 안 살거야. 세 점의 훌륭한 그림을 완성한다면 웃으며 작별해야지. 세 점의 그림과 아이 하나.” 둘은 웃으며 이야기한다.
파울라는 오토와 결혼을 한다. 5년간의 결혼에서 파울라는 집안일과 틀에 박힌 생활, 오토의 그림이 팔릴 때 자신의 그림으로 먹고산다는 오토의 말 등등. 그리고 알 수 없는 오토의 섹스리스로 인해 파울라는 그림도 아이도 없이 연명하듯 불행감과 환멸을 느끼며 살고 있었다.
파울라는 점점 괴롭고 히스테릭해진다. 그때 릴케와 클라라로부터 파리에 오라는 편지를 받은 파울라는 바로 짐을 챙겨 떠난다. 아버지의 집을 떠나 보릅스베데에 올때도 늘 이고 다녔던 십자가 같은 이젤과 함께..
파울라는 로댕의 밑에서 반죽을 섞으며 노예처럼 일하고 있다는 클라라의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듣는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까미유 끌로델은 만취상태로 헤매고 다닌다. 까미유는 말한다, 천재놈(로댕)이 자신의 작품을 훔쳐갔다며..
클라라는 릴케와의 사이에 딸이 있지만 둘의 관계는 끝났고 릴케는 딸 이름도 기억 못 한다고 말한다.
파울라는 프랑스어를 모르는 상태로 그림 아카데미에 들어가 수업을 받는다. 잘생기고 관능미 넘치는 강사 조르주와 좋아하는 사이가 된다.
파울라는 그림 작업을 계속하며 클라라와 많은 곳을 다니고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주기도 한다.
독일에서 오토는 파울라를 기다리며 얼마간의 돈을 보내고 있다. 마켄젠은 파울라는 제멋대로이니 정상이 아니고 남편의 권리로 정신병원에 보내라고 말한다. 다른 친구는 파울라는 섬세한 사람이고 그렇게 지적인 사람이 여자로 태어나서 힘든 거라고 말한다.
릴케는 파울라에게 독일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말한다. 오히려 오토가 고마워해야 한다고, 예술가에게 외로움은 필수라고 말한다.
파울라는 오토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오토는 파울라가 제일 좋아했던 꽃(딸 엘스베스가 꺾어주었다며)을 프랑스에까지 가져온다. 파울라와 오토는 얘기를 나누지만 합의점을 찾진 못한다. 다만 오토가 파울라와 관계를 갖지 못한것은 오토의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라는것.
렘브란트의 아내 사스키아도 아이를 낳다가 죽었고 자신의 전부인인 엘스베스의 엄마도 자신과 처음 관계를 할 때 출혈이 너무 심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말한다. 파울라를 잃기 싫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울라는 파리에서의 그림 작업에 만족이 컸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망이 크기에 오토의 호소를 들어줄 수 없었다. 둘은 헤어지고 파울라는 클라라와 만난다.
클라라는 파울라에겐 파울라를 여전히 사랑하고 기다리는 남편이 있다고, 자신은 없다고 말한다. 파울라는 아이를 보러 간다는 클라라에게 너에게도 영원한 짐이 있다고 독설을 한다. 그리고 로댕의 조소 흙 반죽 잘 섞고 있냐는 식으로 모욕을 준다. 클라라는 모멸감을 느끼며 떠난다. 파울라는 술에 취해 거리에서 개처럼 짖어대는 개소리를 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주정하다 넘어져 다친다.
오토는 릴케를 찾아간다. 릴케는 파울라가 위대한 예술가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독일로 데려가면 안 된다고 말한다. 파울라는 지금 미지의 세계를 탐색 중이라고, 그녀의 최근 작품을 본적이 있느냐면서..
파울라는 집세가 없다. 오토는 얼마 전부터 돈을 보내지 않았다. 오토가 결혼할 때 준 브로치를 집주인에게 빼앗겼다. 파울라는 그 전에 자신의 그림을 집값 대신 주려 했지만 집주인 아주머니의 비웃음을 샀을뿐이었다.
오토는 파울라를 다시 찾아온다. 집주인의 옷에 달린 브로치를 보며 다른 사람의 물건이라고 말한다. 오토는 넘어져 얼굴에 상처가 있는 채 곤히 잠들어있는 파울라를 본다. 그리고 파울라의 그림들을 보며 놀라고 감탄한다. 오토는 자신에게 있는 돈을 파울라의 옆 탁자에 놓아둔다. 잠결에 손을 뻗는 파울라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주다 놓아준다.
파울라는 잠에서 깨어 미친 듯이 오토를 찾아 나간다. 오토가 호텔방을 나간 줄 알고 파울라가 슬퍼하려는 찰나 커튼 뒤에서 오토가 나온다. 둘은 기뻐하며 처음으로 부부의 관계를 가진다.
독일에 돌아와 파울라는 출산을 앞두었다. 엘스베스는 동생이 생길 것을 기대하며 파울라의 옆에 있고, 오토는 걱정과 긴장이 가득하지만 파울라를 도와주며 옆에 있다. 산파가 파울라의 출산을 도와주다 오토에게 의사를 불러오라고 한다. 긴 난산 끝에 파울라는 딸을 낳는다. 얼마 지나 친구들의 축복 속에 아기를 안고 오는 파울라.. 오토가 딸을 받아 안고 파울라에게 괜찮으냐고 묻는다. 괜찮다고 대답하던 파울라는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듯 쓰러진다.
“파울라는 1907년 11월 20일 보릅스베데에서 3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750점의 회화와 1,000점의 소묘작품을 남긴 그녀는 예술역사상 최초의 여성화가로 그녀의 작품만을 전시한 미술관도 지어졌다.”
영화 마지막은 첫 장면과 다르다. 영화 처음에 캔버스 뒷면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던 파울라는 마지막엔 자신이 그린 그림이 보이는 캔버스 정면 뒤에 있다가 그림을 잡으며 나온다. 그리고 다시 작업실 어딘가로 사라진다.
소통. 자기 자신을 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림 작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또는 세상경험 속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세상에 자신의 작품과 자신을 보여줄 수 있게 된 파울라.
*ost도 좋다.
*파울라 역의 배우 '카를라 유리'/ '블레이드 러너 2049' 스텔라인 박사.
천진하고 발랄하면서 선선하고 맑은 느낌이 있는 배우.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맨스 영화 러브, 로지 사랑은 표현해야 안다 (0) | 2021.04.10 |
---|---|
영화 ‘스노우맨’ (2017)/ 미스터리, 스릴러 (0) | 2018.06.07 |
팬텀 스레드 (2017,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빅키 크리엡스, 다니엘 데이 루이스) (0) | 2018.05.29 |
마네의 제비꽃 여인: 베르트 모리조 (Berthe Morisot)/여성 화가/화가 영화 (0) | 2018.05.23 |
영화 '리추얼 - 숲속에 있다' (2017) 미스터리/공포 (0) | 2018.05.22 |
댓글